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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의 기적”… 벨기에 입양인, 공무원의 도움으로..
사회

“40년 만의 기적”… 벨기에 입양인, 공무원의 도움으로 가족 상봉

류동익 기자 youdongick@gmail.com 입력 2026/01/03 14:30 수정 2026.01.04 14:30
인권을 향한 적극 행정, 입양인의 40년 바람을 이루다

FPF 류동익공동대표와 덕도2리 이원영이장님

[뉴스비타민=류동익기자]

개인정보 보호의 한계를 넘어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재량권을 발휘한 적극 행정이, 한 해외입양인의 인권 회복으로 이어졌다.

벨기에로 입양된 미 크로세(한국명 박미연) 씨가 40년 만에 한국의 친가족을 찾게 된 것이다. 

 

이번 상봉은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가로막혀 무산될 수도 있었지만, 행정기관의 유연하고 책임 있는 판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 크로세 씨의 친모 한 모 씨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다 건강이 악화되었고, 결국 고심 끝에 입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성인이 된 미 크로세 씨는 해외입양인 가족찾기 단체인 FPF에 도움을 요청했고, FPF의 차용 씨는 입양 서류에 남겨진 주소지를 단서로 경기도 남양주 광적면 일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탐문을 시작했다.

그러나 40년이라는 세월은 흔적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주민을 찾기 어려웠고, 조사 범위도 광범위해 어려움이 반복되었다. 결국 차용 씨는 광적면 면사무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면사무소는 규정상 마을 이장들의 연락처를 직접 제공할 수는 없었지만, 사안의 절실함에 공감하여 차용 씨의 연락처를 대신 전달해 주고, 협조가 가능한 이장을 찾아보겠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대안은 규정을 지키면서도 민원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 ‘제3의 길’이었다.

이후 면사무소의 연락을 받은 덕도2리 이장이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친가족의 흔적을 추적했고, 결국 친모의 친척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비록 친모 한 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지만, 한국에는 언니와 오빠가 남아 있었다. 

 

유전자 검사 기관인 325KAMRA의 확인을 통해 친족 관계가 공식적으로 입증되었고, 미 크로세 씨는 벨기에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형제들과 감격스러운 재회를 이뤘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한 개인이 가족을 찾은 일을 넘어, 공공기관의 적극 행정이 지닌 의미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행정기관은 법규를 어기지 않으면서도 연락 전달 방식이라는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민원인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왔고, 규정 뒤에 숨지 않고 당사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행정을 실천했다. 

 

그 결과, 해외입양인의 알 권리와 가족권이라는 인권의 본질적 가치가 회복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적극 행정은 법과 규정이라는 틀을 존중하면서도 그 안에서 사람의 사정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때, 비로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이번 40년 만의 상봉은 그 사실을 보여주는 뜻깊은 사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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