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류제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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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터교회 |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근처에 있던 개울은 늘 악취가 났고 바닷물이 역류하는 감조가 되면 오물이 밀고 올라왔다. 반경 1㎞ 안에는 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해 있어 아이들은 늘 쓰레기 냄새를 견디며 학교를 다녀야 했다.
거대한 하수도 같던 곳이 정비된 뒤 ‘생태하천 대연천’이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걸린 기간이 15년이었다. 관리 주체가 분명하지 않아 지자체의 손길마저 닿지 않던 하천에 관심을 가진 이는 안중덕(63) 샘터교회 목사였다.
썩어가는 개울을 살리기 시작한 건 그가 이 근처에 교회를 세운 2000년부터였다. 냄새나는 물길을 바라보면서 지역사회에서 교회는 어떤 존재로 남아야 할 것인지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수년간 민원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지역방송 뉴스에 보도되면서 공론화에 성공했다.
최근 샘터교회에서 만난 안 목사는 “정비 후 대연천에는 철새와 오리가 찾아온다”며 “물이 흐르고 동네 풍경이 달라졌다”며 반색했다. 이 교회는 생태하천 복원 사업에 앞장선 공로로 2022년 기독교환경운동연대로부터 녹색교회에 선정됐다.
안중덕 목사는 교회로 사람을 불러들이기보다 지역으로 찾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는 “부산은 불교와 샤머니즘 문화의 뿌리가 깊고 교회에 대한 관심이 낮은 대표적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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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하천으로 변모 |
죽어가는 하천을 살려낸 뒤 안 목사는 50년간 묶여 있던 더 큰 난제와 마주했다고 했다. 오랜 시간 같은 남구의 유엔기념공원묘지 일대는 특화경관지구로 지정돼 있었다. 지면으로부터 12m, 아파트 3~4층 이상의 건물은 지을 수 없는 고도제한이 걸려 있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사는 집이 낡아도 재개발이나 재건축의 길이 사실상 막혀 있었다.
안 목사는 묘원 주변의 4개 동 주민이 참여하는 조직을 만든 뒤 기념공원의 존엄성은 유지하면서도 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운동에 나섰다. 주민을 대표해 국회의원을 찾아가 민원을 제기하고 남구청과 부산시,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에도 청원서를 넣었다. 그렇게 4년의 노력 끝에 지난해 10월 위원회로부터 유엔기념공원 주변 일대의 건축물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발표를 끌어냈다.
안 목사는 남구에서 25년 동안 목회하면서 지역 속의 교회라는 방향성을 잃지 않았다. 교회의 역할을 마을의 변화 속에서 발견한 셈이다.
마을과 함께했던 목회 여정을 설명하던 안 목사는 큰 웃음을 지었다. “목회를 시작했을 때는 누구도 내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어요. 지역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면서 교회도 차츰 이들의 일부가 됐죠. 이제는 주민들이 민원이 생기면 가장 먼저 교회를 찾아오니 많이 변했네요”.
[출처: 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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