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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프랑스에 온 손님,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한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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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프랑스에 온 손님,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한글학교 박선영교장(한국, 그 느낌)

뉴스비타민 기자 deok1506@daum.net 입력 2022/07/25 10:24 수정 2022.07.25 10:39

프랑스 클래르몽페랑 한글학교 박선영교장, 딸 소피아와 나리

[뉴스비타민=뉴스비타민기자]팬데믹 이후 몇 년 만인가 ? 

고국에 발을 내디뎠다. 

화려하게 하늘로 솟은 빌딩,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잿빛 하늘, 바쁘게 사람들 손에서 움직이는 스마트 폰, 화려한 간판,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전통과 현대가 아우러진 나라,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다. 

한국은 시시각각, 형형색색으로 너무나 빠르게 변한다. 

그 섬광 같은 변화는 오랜만에 고국을 찾는 나에게 때로는 낯설다. 

현대적 기기에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이 빠름에 발맞추어 나가야 한다. 적어도 한두 달은 말이다. 

프랑스에서는 오히려 재외동포 학생들과 프랑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한국의 과거에 머물러 있는 거 같다. 

부채춤을 추고, 우리 가락을 즐기고, 시간의 빛이 바랜 색동 한복을 입고 즐거워 하면서 귀한 한지를 모아 작품을 만든다. 과거를 놓치면 마치 우리의 정체성이 부재할 것 같은 불안감으로 말이다. 

프랑스 클래르몽페랑 한글학교 박선영교장, 딸 소피아와 나리

우리의 전통 음악과 전통문화가 너무나 소중하다. 

5000년의 찬란한 문화는 세계인들의 눈에는 겸손으로 숨어 있었기에 지금 하나 하나 더 빛을 발한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프랑스 학생들과 재외동포 어린이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프랑스에도 오래전부터 한류라는 거대한 파도가 치고 있다. 

바로 문화적 물결이다. 

케이 뷰티, 케이 푸드, 케이팝, 케이 클래식, 케이 드라마.. 이제 케이 문화는 유럽의 시장을 지배하고 한류의 팬들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아 그들이 프랑스에서 간접적으로 느끼고 본 것들을 한국에 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한다. 

서울이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고 과거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면, 전주는 한국의 과거를 대표하는 곳이다. 

해봄 재외동포 교육재단에서 주최하는 재외동포 학생들의 전주 문화 체험에서 딸아이가 사물놀이, 활쏘기, 부채춤 등을 체험하였기에 전주에 올 기회가 생겼다. 

박금숙 닥종이연구소장과 프랑스 소녀 소피아와 나리

전주 한옥마을은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단아한 곡선의 그림이 보여주는 부채, 엄마의 미소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운 한지, 기와 사이로 떨어지는 한줄기 실 같은 빗줄기의 운치, 대청마루에서 앉아 잠시 쉬어 가는 여유…이곳은 왠지 모든 것이 느리게 돌아가는 거 같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프랑스 소녀 나리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었던 사고가 있고,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을 보고,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면 과거 조선시대 사람이 된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선의 자태가 아름다운 한복과 한옥은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전통한복에 취한 소피아와 나리

옛날식 도기에 식사를 하고, 색의 조화가 완벽한 비빔밥을 먹고,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 만들어졌다는 팥빙수로 디저트를 장식하고 나면 더위가 싹 가신다. 한지로 만든 공예 체험을 하면서 우리나라 예술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고귀하고 우아한 것인지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오랜만에 찾은 한국은 내 상상 속의 한국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우리는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뿌리를 내리고 그 곳에서 한국을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 

언어를 통해서든, 문화를 통해서든.. 세계는 글로벌 시대다. 

 

박금숙 닥종이인형연구소에서 체험하는 프랑스손님과 벨기에 손님

프랑스로 돌아가면 한글학교 교장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전주에서 보고 느낀 우리나라의 아름답고 고귀한 문화를 한글을 통해 그리고 문화를 통해 알릴 것이다.

내 속의 작은 전주는 프랑스의 작은 한국으로 피어날 것이다. 

한국에서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체험을 하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분들께 프랑스로 돌아가 한국을 알리는 데 더 앞장서는 것으로 보답할 것을 맘속으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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