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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세상] 장태윤 ‘물건’ 외 1편..
문학여행

[시가 있는 세상] 장태윤 ‘물건’ 외 1편

신영규 기자 shin09ykkk@hanmail.net 입력 2023/06/14 16:54 수정 2023.06.14 17:25

[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장태윤 시인

1. 물건

아파트단지 길거리에는
하루에 몇 번씩
먹거리 싣고 드나드는
행상이 있지만

일주일에 두 번 오는
꿀참외, 꿀복숭아, 꿀수박
길게 빼는 꿀~~소리만 들어도
모여드는 아줌마들

나 같은 이야 옆에 서서
꿀영감 단돈 만원
아무리 외쳐보았던들
누가 거들떠보기나 하랴

이미 유통기한 지나
고구마만도 못한 물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누라나 그냥 보고 있는 게지.


2. 관계

일찍 찾아와 느티나무에 앉아 기웃기웃
안부를 살펴보는 까치

아침 햇살은 보약이니
어서 나와 받아보라는
고마운 권유의 소리인가?

자기 살기도 바빠
비 온 날 우산 챙기기도
힘들어
이익에 도움 될 게 없다
싶으면
쉽게 등 돌리는 세상

멀리 떠나와 있어도 매일 같이 부활의 기원
보내준 카톡
풀어헤칠 때마다 쌓이는
고마움

아무리 오래 닦아놓았던
교분도
자주 소통하지 않으면
잡초만 무성한 것인데

전주나 서울, 강원도, 뉴욕
어디에 있다 한들 어쩌랴
온몸에 보태주는 힘인데.


⦁장태윤 시인은 전북 임실군 운암에서 출생하여 전북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문인협회, 임실문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난꽃 바람꽃 하늘꽃』 외 12권을 상재했으며, 국민훈장 목련장, 전북예술상, 해양문학상 외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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