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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타민

[시가 있는 세상] 장태윤 9월에 외 1편..
문학여행

[시가 있는 세상] 장태윤 9월에 외 1편

신영규 기자 shin09ykkk@hanmail.net 입력 2023/09/03 15:23 수정 2023.09.03 18:03

[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장태윤 시인

 1. 9월에


무더웠던 여름도 꼬리 내려
아침저녁으로 선들바람 일고

높푸른 하늘 아래
메밀잠자리 떼

밤이면 귀뚜라미
흐느끼는 소리

들에 나서면
오곡백과 익어가는 모습

구월을 꺼내 놓고
되작거려보는 시골 냄새

이파리마다 서성거리는
아쉬운 숨결

세월에 매달려
쏟아내는 기도의 시간

누구를 위한 사무침인가
눈빛만 쓸어 담는다.



 
2. 호박꽃
뙤약볕에 피어
아무리 향수를 불러일으켜도
꽃으로 대우받지 못한 꽃

아무 데나 구덩이 파고
거름 한 산치 묻고 심으면
흐드러지게 뻗어 어울리는 습성

담 밑이건 밭두렁이건
제 자리 지키어 다문다문
피워내는 노란 꽃

암수가 뚜렷하여
밤이면 수꽃으로 반딧불이 초롱
낮이면 호박벌 가두어
돌리던 어린 시절

색깔이 화려하지 못하고
짙은 향기가 아니래도
어려운 때 기근 면해 준 늙은 호박

꽃으로는 제대로 눈길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아쉬운 속내
뜨겁게 적시는 눈시울.

 

⦁장태윤 시인은 전북 임실군 운암면 쌍암리에서 출생하여 전북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문인협회, 임실문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난꽃 바람꽃 하늘꽃』 외 12권을 상재했으며, 국민훈장 목련장, 전북예술상, 해양문학상 외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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