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장태윤 시인 |
1. 9월에
무더웠던 여름도 꼬리 내려
아침저녁으로 선들바람 일고
높푸른 하늘 아래
메밀잠자리 떼
밤이면 귀뚜라미
흐느끼는 소리
들에 나서면
오곡백과 익어가는 모습
구월을 꺼내 놓고
되작거려보는 시골 냄새
이파리마다 서성거리는
아쉬운 숨결
세월에 매달려
쏟아내는 기도의 시간
누구를 위한 사무침인가
눈빛만 쓸어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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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향수를 불러일으켜도
꽃으로 대우받지 못한 꽃
아무 데나 구덩이 파고
거름 한 산치 묻고 심으면
흐드러지게 뻗어 어울리는 습성
담 밑이건 밭두렁이건
제 자리 지키어 다문다문
피워내는 노란 꽃
암수가 뚜렷하여
밤이면 수꽃으로 반딧불이 초롱
낮이면 호박벌 가두어
돌리던 어린 시절
색깔이 화려하지 못하고
짙은 향기가 아니래도
어려운 때 기근 면해 준 늙은 호박
꽃으로는 제대로 눈길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아쉬운 속내
뜨겁게 적시는 눈시울.
⦁장태윤 시인은 전북 임실군 운암면 쌍암리에서 출생하여 전북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문인협회, 임실문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난꽃 바람꽃 하늘꽃』 외 12권을 상재했으며, 국민훈장 목련장, 전북예술상, 해양문학상 외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