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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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순 시인 |
봄이 오는 소리
유리알 녹은 얼음장 밑으로
가만히 귀 기울여 보면
돌 돌 돌
흐르는 시냇물 소리
봄이 오는 소리
꽁꽁 얼었던 대지를 헤집고
기지개 켜는
톡! 톡! 톡!
새싹들의 움트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
양지바른 뜰 위에
단꿈에 젖는
쌕! 쌕! 쌕!
강아지들의 숨결 소리
봄이 오는 소리
어머니
목련처럼 곱던 얼굴
이제는 저승꽃 피어나 골진 이마
삼단 같던 머리 모시 바구니 되어
희미하게 바라보는 초첨 잃은 눈망울
주름진 세월 기쁨은 나누어 가지고
슬픔은 홀로 삭이신
천성이 어지신 어머니
앉으나 서나 자식 걱정에
온밤 지새우며 기도하시던 어머니
이제는 아프지 않은 뼈마디 없어
겨울나무 되어 신음하시네
주어도 주어도 아쉬워하는 마음
퍼내어도 퍼내어도 가득한 사랑
넓고 깊은 당신의 사랑 무엇으로 갚으오리까?
살아 계셔도 못다 해드리는 가슴 저린 이 아픔
아가, 외롭구나 자고 가거라
힘없이 잡은 손길 위에
내 눈에서는 눈물방울이 뚝뚝!
아! 어머니
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습니까?
불효자식 용서하소서
∙이대순 시인은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다. 2002년 월간 『문학세계』 시 등단 후 한국신문학인협회,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시와 산문집 『그리움은 시들지 않는다』가 있으며, 제9회 전북신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