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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세상] 박미혜 사랑은 너니까 외 1편..
문학여행

[시가 있는 세상] 박미혜 사랑은 너니까 외 1편

신영규 기자 shin09ykkk@hanmail.net 입력 2024/08/31 17:08 수정 2024.08.31 18:13

[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박미혜 시인

사랑은 너니까 외 1편

                                     박 미 혜

말을 안 해도
약속 시간이 늦어도
눈시울 설핏 뜨거워져도
마타리꽃 피었다 지는
초가을 소리 듣는다

가고 싶지 않았다 또 하나의
외로움
너와 나 사이에
초가집 아궁이 군불처럼 뜨겁게
타고 있었다

햇살을 가려줄 챙 모자 쓰고
항상 같은 길을 걸어 대화를 하며
서로 손을 꼭 잡아 사랑을
속삭이는 너였으니까


수채화에 물들다

비 내리는 퇴근길에
나는 검정 비닐우산도 없이
하늘만 보다가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무채색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표현 방법이 특이 하다
번지고 퍼지고 부서져 내리는
맑은 수채화 한 점
커피를 섞으니
갈색 바람이 내 영혼을 흔든다
신기루처럼 고요를 묻혀 내리는
완성된 수채화였다

또렷하다
무채색 공간 둘레에 희미한
고독처럼
나의 마음은
우울하게 자꾸 번져 가는데

∙박미혜 시인은 2018년 11월 월간 『한맥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회원, 국제PEN클럽한국본부 전북위원회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 회원, 한국신문학인협회 이사 겸 사무차장을 맡고 있다. 첫 시집으로 『꽃잎에 편지를 쓰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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