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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타민

[시가 있는 세상] 장태윤 ‘기다리는 삶’ 외 4편..
문학여행

[시가 있는 세상] 장태윤 ‘기다리는 삶’ 외 4편

신영규 기자 shin09ykkk@hanmail.net 입력 2026/02/02 10:15 수정 2026.02.02 10:27

[뉴스비타민=신영규기자]

△장태윤 시인

1. 기다리는 삶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
한평생 보낸다면
다른 짐승과 무엇이 다르랴.

부럽지 않게 살았어도 결국은
옷 한 벌 입고 가는 것을

머리끝까지 채우지 못해
발버둥 치며 사는 세상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부끄럽지 않게
보람된 일을 하다가
가야 하거늘

빼앗지 못해 치열한 경쟁
매일 같이 들려오는 소식마다
현기증

오순도순 살날은
언제나 오나
감사와 사랑으로 채워질
따뜻한 그날을
기다리며 기다리며

 
2. 그 시절

내 고향은 운암 섬진댐 상류
초등학교 재학 시절

소재지 두 마을 제외하고는
냇물 건너 등하교

큰물 지면
섶다리 떠내려가
물 빠져 다시 놓을 때까지 쉬는 날

장마철에는 노는 날이 많으니
공부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중학교 입학했다고
노잣돈 보태준 이웃들

먼 산 바라보며
다시 돌아본 그 시절.

 
3. 까치

가끔 새로운 소식 물고 와
안부 살펴보고 가던 까치

그래도 마음 안 놓여
곁에 상주하기로 했나 보다.

창밖 느티나무에 둥지 틀고
수시로 기웃기웃

인사도 하며
발 닿은 곳 보고 들은
새로운 이야기 조잘조잘

거실 가득 맴도는 울림
사랑의 소리
생명의 향기.

4. 보금자리

대한 한파에
바람 거센 날

창밖 허리 잘린
느티나무에
부지런히 집 짓는 까치

가까이는
제석산 분적산이 있고

다른 새들은 아직
떼 몰려다니며
먹이 찾기에 바쁜데

봄이 기지개 켜고 있음을 미리 감지하여

덜 흔들리는 나무 골라
저리 서두르는 지혜

잔가지 촘촘히 얽어
쌓아 올리는
사랑의 보금자리

베란다 드나들 때마다
조심조심

꿈을 부화하여 무사히
나가기 바라는 마음.

5. 매사냥

낙엽 지면 북쪽에서
맹금류가 날아온다.

독수리 매 솔개 새매 구지네
밤에는 부엉이 올빼미

생김새나 날갯짓으로
멀리서도 쉽게 구별하여

비둘기로 유인
그물로 매만 생포하여
길들인 수진이 보라매

매사냥은 농한기
내 고향
젊은 남정네의 운동이며 취미였다.

봉받지는 능선 타고
몰이꾼은 산자락 더트며 투덕투덕

에기어! 외치는 소리에
매방울 소리
은은한 메아리

아무리 애지중지했어도
봄이 다가오면
미련 없이 놓아주는 마음.


⦁장태윤 시인은 전북 임실군 운암면 쌍암리에서 출생하여 전북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전북문인협회, 임실문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난꽃 바람꽃 하늘꽃』 외 12권을 상재했으며, 국민훈장 목련장, 전북예술상, 해양문학상 외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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