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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흙과 섬, 바다의 시간을 담다... 산지천갤러리 대관전 개최

백은희 기자 ccl5011@naver.com 입력 2026/11/04 12:30 수정 2026.11.04 12:35
김정근 개인전 11월 3일, 허문희·한혜민 개인전 11월 4일 개막

[전시 포스터] 한혜민 《제주, 바다의 시간》

[뉴스비타민=백은희기자]

 

제주 원도심의 문화예술 거점인 산지천갤러리가 가을을 맞아 제주의 흙과 섬, 바다의 깊은 숨결을 담아낸 특별한 릴레이 개인전으로 물든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2026년 원도심 예술공간 전시실 대관공모’에 선정된 김정근, 허문희, 한혜민 작가의 개인전을 산지천갤러리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김정근 작가의 《불의 변주》가 지난 3일 가장 먼저 문을 열었고, 허문희 작가의 《섬의 문장들_INTERMISSION》과 한혜민 작가의 《제주, 바다의 시간》이 4일 연이어 개막하며, 세 전시 모두 오는 15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재단은 이번 대관공모를 통해 도내 역량 있는 시각예술 분야 예술가와 단체에 전시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지원하며 지역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2층] 김정근 개인전 《불의 변주》… 흙·불·돌이 빚어낸 제주옹기의 미학

산지천갤러리 2층에서는 제주무형유산 제주옹기장이기도 한 김정근 작가의 개인전 《불의 변주》가 펼쳐진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제주 전통 돌가마인 노랑굴과 검은굴에서 구워낸 전통도자 작품들을 선보인다. 가마 안에서 불길의 세기에 따라 그릇이 갈라지고, 뒤틀리거나 녹아내리는 극적인 변화를 마주하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다. 그는 이러한 우연적 요소를 실패가 아닌 ‘불이 건네는 또 다른 언어’로 해석해 낸다. 나무재와 제주 현무암이 뜨거운 불길 속에서 녹아내려 만들어낸 고유한 색과 질감을 통해, 흙과 불, 돌과 시간이 오랜 세월 함께 완성해 낸 제주옹기만의 깊은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다.

◆ [3층] 허문희 개인전 《섬의 문장들_INTERMISSION》… 26년 간 이어온 ‘섬’ 사유의 기록

3층 전시실을 채운 허문희 작가의 《섬의 문장들_INTERMISSION》은 작가가 지난 2000년부터 묵묵히 이어온 ‘섬’ 연작을 총망라한 판화 및 회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명에 담긴 ‘인터미션(INTERMISSION)’처럼, 이번 전시는 그간의 창작 여정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다음 예술적 도약으로 나아가는 치열한 사유의 순간을 담아냈다. 작가에게 ‘섬’은 비현실적인 자연 풍경이자, 그 안에서 얻는 생명력과 위안 등 다양한 감정과 의미가 겹겹이 쌓인 상징적 공간이다. 전시에서는 다양한 재료를 판에 부쳐 독특한 물성을 표현한 대형·입체 판화와 섬세한 북아트, 붓질의 결이 살아 있는 아크릴 회화 등을 통해 깊은 내면의 울림을 전한다.

◆ [4층] 한혜민 개인전 《제주, 바다의 시간》… 색연필로 기록한 파노라마 해안 풍경

4층에서는 한혜민 작가의 《제주, 바다의 시간》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제주 해안의 풍경을 꾸준히 기록해 온 작가의 연작 프로젝트 중 네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제주의 동남·서남 해안 풍경을 섬세한 색연필 터치로 담아낸 역작들로 채워졌다.

작가는 각 해안 장소에 서서 왼쪽, 정면,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겨가며 바라본 풍경을 세 폭의 세밀화로 그려낸 뒤, 이를 하나의 유기적인 파노라마로 연결했다. 계절의 변화와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에 따라 미묘하게 변모하는 바다의 색감, 거친 암벽과 파도, 매서운 바람이 오랜 세월 해안가에 새겨놓은 흔적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 관람 안내 및 유의사항

이번 3인 3색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이다. 단, 김정근 작가의 개인전 《불의 변주》는 개막일인 지난 3일에 한해 오후 1시부터 입장이 진행됐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제주문화예술실 관계자는 “원도심의 문화공간인 산지천갤러리에서 제주의 자연과 전통, 삶의 궤적을 치열하게 탐구해 온 작가들의 깊이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게 되어 뜻깊다”며 “가을날 갤러리를 찾는 도민과 관람객들이 예술이 주는 위로와 사색의 시간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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